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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향해 '나이스 샷?'…습지 생태계 '몸살'

<앵커>

습지 생태계가 살아 있는 저수지에 골프 연습장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골퍼들이 시원한 풍경을 향해 샷을 날리는 동안 환경은 멍들고 있습니다.

류 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수지 물이 쉴 새 없이 튀어 오릅니다.

연습장에서 날아온 골프공들입니다.

그물망 대신 뻥 뚫린 저수지로 공을 치는 맛에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말에 대기는 어느 정도 생각해야 해요?) 한 20~30분?]

골프공은 물에 뜨는 특수 재질이라 배를 타고 건져내 다시 씁니다.

하루에 쳐내는 골프공은 평균 3만 개 남짓.

골프연습장 측은 모두 건져낼 뿐 아니라 저수지를 넘겨 밖으로 나가는 공도 없다고 자신합니다.

[골프연습장 관계자 : (골프공 수거가 100퍼센트 되나요?) 예. 공이 살아 움직이지 않는 이상 펜스 밖으로 못 나가요. 타이거 우즈가 와도 저 멀리까지는 못 치니까.]

저수지 가장자리를 둘러봤습니다.

수초 사이사이 물살이 약한 곳마다 골프공이 한 움큼씩 나옵니다.

30여 분 둘러봤는데 눈에 띄는 골프공만 수백 개입니다.

얼마나 오래 방치됐는지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골프연습장 전직 직원 : 장마철에 물살이 세면 공이 (펜스) 밑으로 빠져 저수지로 가는 거죠. 어느 순간엔 너무 부족하니까 어느 정도인가 세어봤는데 1만 5천 개가 없어졌어요.]

저수지의 물은 이곳을 거쳐 탄천, 그리고 한강까지 유입되는데요.

이렇게 더러운 골프공도 함께 흘러들어 가는 겁니다.

환경단체는 골프장이 생긴 이후 저수지에 살던 양서류와 조류, 곤충 등이 사라지는 변화가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이정현/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 : 두꺼비가 사라지고 저수지 길 건너 논습지에 두꺼비가 산란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단체에서 조사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골프연습장이 생길 때부터 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대했던 이유입니다.

수상 골프연습장은 현재 체육시설이 아닌 근린공원시설.

지자체의 환경 평가만 거치면 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 : 등록이나 신고를 할 필요없는 자유 업종이에요. 세무서에 신고하고 그냥 하시면 되는 거예요. 사 업자 등록하시고.]

해당 지자체는 주민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규제할 근거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정영삼,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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