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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과 군부' 미국-이집트의 묘한 이해관계

<앵커>

아프리카와 중동에 걸쳐 있는 이집트는 미국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맘에 드는 정권을 세우고 싶을 겁니다. 그래서 이집트 군부가 이슬람의 지지를 받는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는 걸 사실상
묵인했었지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유혈사태가 자꾸 번지니까 뒤늦게 무력진압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갈팡질팡입니다.

유희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집트에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하자 휴가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이 급히 나섰습니다.

이집트 군부의 무력 진압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오바마/미 대통령 : 미국은 이집트 과도 정부의 행동을 강하게 규탄합니다. 민간을 상대로 한 폭력을 개탄합니다.]

다음 달로 예정된 합동 군사훈련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 군부의 돈줄인 13억 달러에 이르는 원조를 중단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이집트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합법적으로 선출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했을 때 사실상 이를 묵인했습니다.

중동의 최대 전략 요충인 이집트가 이슬람 세력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피터 베이너트/정치평론가 (CNN 출연) : 미국이 이슬람의 신뢰를 잃는 이유는 미국편 정권이 선거에 이겼을 때에만 지지하고, 심지어 쿠데타도 눈 감아준다는 것입니다.]

세속주의 세력과 신정정치를 지향하는 이슬람 세력의 갈등은 이집트 민주화가 파탄에 이른 원인입니다.

무바라크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던 이슬람 세력과 세속주의 야당 세력은 아랍의 봄 이후에는 분열과 대립을 거듭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속주의 세력은 군부의 재등장을 요구했고, 군부의 재등장은 이슬람 세력의 거센 반발과 유혈 진압이라는 참극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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