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하루라도 일 안 하면 손해" 휴가 못가는 비정규직

<앵커>

휴가 다녀오셨는지요, 언제 가실 계획인가요? 이런 대화조차 스스로 사치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케이블 방송 설치기사인 41살 김성기 씨는 마음 놓고 쉴 시간이 없습니다.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는 재하청 근로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곳을 방문해야 합니다.

[김성기/케이블 방송 설치 기사 : 밥 먹다가도 빨리 가라고 하면 밥숟가락 놓고 가야 해요. 그냥.]

월급은 200만 원 남짓, 일주일 휴가를 가면 50만 원을 포기해야 합니다.

결국, 세 식구 생계를 위해서 여름휴가 대신 일을 선택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일을 하루라도 안 하면 그만큼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남들 휴가 갈 때 솔직히 부럽죠, 뭐. 피눈물 나고….]

관공서에서 일하는 하 모 씨는 9개월씩 고용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기간제 근로자입니다.

때문에 휴가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하 모 씨/기간제 근로자 : 휴가도 가고 싶지만, 정규직이 아니라서 (못 가죠) 힘들어도 우선 사는데 보탬이 돼야 하니까요.]

통계청 조사 결과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는 573만 명, 이들 중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는 사람은 34%입니다.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의 유급 휴가 사용비율은 8.7%에 불과합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일자리 양보다는 질을 찾아야 하고요. 임금뿐만 아니라 복지, 의료, 휴가, 건강 문제를 함께 모색해야 하고….]

모두가 들떴던 휴가철, 그 그늘엔 눈물을 삼켜야 했던 우리의 가장들이 있습니다.

[(딸을 데리고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함께 뭐, 아기니까 놀이동산이나 그런 데 좋아하겠죠. 가서 같이 좀 놀고, 웃는 모습도 보고, 사진도 찍고… 좀 그러고 싶죠.]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종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