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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송도…' 日 만든 이름 그대로 사용

<앵커>

서울 한강대교 옆에 있는 노들섬입니다. 예전엔, 일제가 '강 가운데 섬'이라는 뜻으로 지은 중지도라고 불렸습니다. 1995년에 지명이 바뀌면서 노들섬이 된 겁니다. 하지만 서울 지명의 3분의 1, 특히 종로구 지명은 3분의 2 가까이 그대로 일본식 명칭입니다.

박원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강의 지천인 이곳은 덩굴이 많다 해서 조선 시대엔 '만초천'으로 불렸습니다.

일제는 이 지천을 '욱천'으로 바꿨습니다.

일제의 상징인 욱일승천의 의미를 심은 겁니다.

지난 1995년, 국가지명위원회는 원래 이름인 '만초천'으로 바꿨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 : 일제식 지명이기 때문에 1995년 8월에 '욱천'을 '만초천'으로 변경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서울시가 이곳에 만든 다리의 이름을 '욱천교'로 지었습니다.

애써 바꿔놓은 우리 지명을 놔두고 일제식 지명을 다시 쓴 겁니다.

인천 송도의 지명은 일본의 전함 마츠시마 호의 한자 표기를 따른 겁니다.

 지명을 바꾸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인천시는 별 의지가 없습니다.

[인천시 관계자 : 논란이 심하거나 사회단체에서 이야기가 많다거나 그러면 검토를 하는데 현재는 잠잠하거든요.]

서울 종로구 원남동은 일제가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낮춰 바꾼 뒤 그 남쪽에 있다 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지난 2003년 순라동이라는 원래 지명으로 돌아가잔 의견이 나왔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나각순/서울시사편찬위원회 연구간사 : 거의 4~50년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주민들은 원남동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원래의 의미를 밝혀서 바꾸고자 해도 관심을 적게 가졌던 주민들은 쉽게 바꾸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일제가 두 지명을 멋대로 합해 부른 인사동이나 옥인동, 그리고 청계천을 바라본다는 뜻의 관수동까지.

주민의 무관심과 행정기관의 의지 부족으로 서울 지명의 30%는 아직도 일제가 만든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하 륭,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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