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악의 유혈사태가 계속되면서 이집트 과도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시위대 무력 진압 현장에서 영국의 한 기자가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카이로 윤창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최루탄과 투석전이 난무하면서 반군부 시위대의 거점이었던 카이로 대학과 나스르 시티 등 카이로 시내는 하루종일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진압경찰의 발포에 맞서 시위대 일부도 자동소총을 난사하는 등 총격전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와중에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스카이 뉴스의 믹 딘 기자가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경찰 43명을 포함해 277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 측은 300명 이상이 숨지고, 8천 명 넘게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반군부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 이후 유혈사태는 오히려 이집트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등 곳곳에서 군부 찬반세력이 충돌했고, 일부 지방에선 반군부 시위대가 경찰서와 관공서를 공격하고 기독교 교회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유혈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이집트 과도정부는 한 달 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카이로 등에 야간 통금령을 내렸습니다.
이집트 군부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엘 바라데이 과도정부 부통령은 시위대 무력 진압을 비판하며 전격 사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