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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에 나도 모르는 '운행 기록' 저장…논란

<앵커>

내 차 안에 나도 모르게, 차량운행기록을 저장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면 기분이 어떠십니까? 실제로 에어백이 설치된 대부분의 차량에는 이런 장치가 달려 있습니다. 미국에선 이 기록의 사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욕 박진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부서진 차량 안에서 꺼낸 손바닥 크기의 금속상자.

컴퓨터에 연결하니 사고 직전 수 초 동안의 차량 운행기록이 나타납니다.

[녹색선은 속도, 노란선은 연료분사, 파란선은 가속 정도, 빨간선은 브레이크 작동을 보여주네요.]

EDR로 불리는 이 장치는 에어백이 설치된 대부분의 차량에 달려 있습니다.

이 장치의 존재는 최근 경찰과 보험사들이 이 저장기록을 수집해 교통사고 운전자의 과실을 따지거나 소송을 제기하면서 드러났습니다.

판매 중인 신형차의 96%에 장착돼 있다는 사실도 알려져 미국인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루이스/뉴욕 직장인 : 이 정보가 보험회사에 팔리거나 언젠가 나에게 불리하게 쓰일 수 있는 거 잖아요.]

더욱이 일부 차종에선 저장용량과 기능이 확대돼 마치 비행기 블랙박스처럼 진화하고 있습니다.

[션 데니스/차량 충돌사고 분석가 : 메모리 칩 형태로 내장돼서 차에서 진행되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고 있는 거죠.]

미 교통당국이 내년 9월까지 모든 신형 차량에 EDR 장착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히자 반발은 더 커졌습니다.

저장된 정보가 차 주인의 뜻에 반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네이트/美 시민단체 변호사 : 정보사용 범위에 대한 제한장치가 없다면 사생활 침해의 문제로 확대됩니다.]

비난이 빗발치자 뉴욕 등 일부 주 정부는 EDR 정보 사용을 위해서는 차 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법률 제정에 나섰습니다.

미국에서 불붙은 이 논란은 국내로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에어 장착 차량에도 이 장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취재 : 이도원,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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