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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빚진 62년 전 '헬라 세포'…질병 치료의 빛

<앵커>

소아마비 백신이나 에이즈 바이러스 같은 위대한 업적에는 62년 전에 숨진 한 암환자가 남긴 세포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숨진 환자 가족들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유희준 기자입니다.



<기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의 분열 화면입니다.

2개로 분열하는 일반 세포와 달리 3개로 분열하는 이상 세포가 발견됩니다.

[D. 스펙터 /박사,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 암세포가 있을 때 비정상적 세포분열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헬라세포의 염색체가 82개 있습니다.]

이 헬라 세포의 주인은 1951년 자궁경부암 진단 후 넉 달 만에 숨진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입니다.

당시 의료진은 환자의 난소에서 암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뒤 연구용으로 무료 배포했습니다.

이후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며 무려 5천만 톤이나 증식시켰습니다.

그런데 환자나 가족들에게는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데이비드 스펙터 박사 : (환자나 가족) 그들의 동의가 전혀 없었는데, 당시에는 뚜렷한 기준도 없었습니다.]

그 사이 헬라세포는 엄청난 의학적 연구 성과를 낳았습니다.

연구를 시작하자 마자 1952년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됐고, 1986년에는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으로 이어졌습니다.

뒤늦게 지난 2010년 '헨리에타, 불멸의 삶'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결국 미국 국립보건원은 오늘(8일) 앞으로 학자들은 헨리에타 랙스 가족들의 사전 승인을 받은 뒤 헬라세포를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류가 진 빚을 깨닫는 데 62년이 걸린 셈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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