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대통령 전용기 극비 항로, 인터넷에 노출"

<앵커>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 전 세계 항공기의 비행 현황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모습입니다. 비행기 항로와 속도까지, 이 비행기 모양 아이콘만 누르면 자세한 정보가 쏟아집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나라 대통령 전용기, 이른바 코드 원의 항로가 노출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순방길.

코드 원, 그러니까 대통령 전용기의 이동 경로가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 두 곳에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플라이트 어웨어'와 '플라이트 레이더 24'라는 사이트입니다.

복수의 항공 실무자들은 "이 사이트에 코드 원의 위치가 잡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증언했습니다.

항공기는 위성으로 현 위치를 확인하는 ADS-B라는 차세대 위치탐지 시스템을 기본으로 지상에 있는 VOR, 방향유도장비와 DME, 거리측정장비의 신호를 받으며 운항합니다.

플라이트 어웨어와 같은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미 연방항공국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이 정보를 받아 공개하는 겁니다.

대한민국 코드 원도 ADS-B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도와 속력, 현 위치 등 모든 운항 정보가 이 사이트에 노출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항로는 노출되지 않습니다.

[플라이트어웨어 운영진/미국 : 미 군대에 속한 에어포스원의 항로 정보는 자동 차단합니다. 외국 항공기의 정보는 다른 곳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자동 차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코드 원의 항로 노출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사이트 측은 밝혔습니다.

[플라이트어웨어 운영진/미국 : 코드 원의 고유번호나 편명이 차단됐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 시스템 상에는 (항로가) 아직 공개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운항 중이 아니라 데이터가 없을 뿐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어땠을까?

청와대 경호실은 지난해 연말 코드 원의 항로 노출 사실을 인지했고, 이를 차단할 기술적 조치를 완료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인터넷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사이트에 요청하지 않고 어떻게 노출을 막았는지는 보안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대해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항공 관계자들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박 대통령 방미 때도 미국 사이트에 코드 원의 항로가 노출된 것을 직접 봤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관계자들은 대통령 경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전용기 항로 노출 여부에 대한 정확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종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