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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80㎞대 '아리랑 볼'로 타선 제압

<앵커>

요즘 두산 유희관 투수의 일명 '아리랑 커브'가 화제입니다. 속도는 꼴찌지만, 효과는 만점입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시속 80km도 안 되는 유희관의 느린 커브에 타자가 얼어붙습니다.

동네야구에서나 볼 법한 일명 '아리랑 볼'이지만, 강속구에 익숙해진 프로 타자들에겐 골칫거리입니다.

[안경현/SBS ESPN 야구해설위원 : 자신을 놀리는 것 아닌가. 분명 타석에서는 도대체 무엇인가. 기분 나쁠수도 있어요.]

유희관은 아리랑 볼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130km대의 느린 직구로 허를 찌릅니다.

제구력을 앞세워 강속구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유희관/두산 투수 : 스피드가 안 나오면 컨트롤이나 변화구 장점을 더 극대화해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아리랑 볼의 역사가 깊습니다.

1946년 올스타전에서 립 시웰이라는 투수가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에게 아리랑 볼을 두 번 연속 던졌다가 홈런을 맞은 게 가장 유명한 일화입니다.

니카라과 출신의 파디야는 시속 80km대의 느린 커브로 빅리그에서 14년이나 뛰었고, 일본에서는 니혼햄의 타다노가 카메라에서 사라지는 코미디 같은 공으로 지금도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총알같은 광속구들의 틈을 느리게 파고드는 아리랑 볼의 위력에는 느린 것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철학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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