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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쉬' 피서객만 모르는 산사태 위험 지역

<앵커>

우리나라 산간 계곡 중엔 산사태 위험지역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피서객들에겐 이런 사실을 쉬쉬하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목이 우거져 피서지로 유명한 경기도 여주군의 한 계곡.

나흘 전 300mm 넘는 국지성 호우에 민박집 입구 다리는 끊겼습니다.

어디서 떠내려왔는지 SUV 차량은 형체도 몰라보게 찌그러졌습니다.

산비탈에서 영업 중인 한 펜션.

수 년 주기로 산사태가 반복되다 보니, 군청이 이곳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습니다.

[여주군청 담당 공무원 : 토석류(토사, 바위, 물이 함께 밀려 내려가는 현상) 피해 우려 지역이라고 해서 저희가 지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계곡 어디에도 피서객들에게 이를 알리는 경고문은 없습니다.

펜션 주인도 굳이 알리려 하지 않습니다.

[펜션 주인 : 손님들은 그런 게 피부에 와 닿지 않죠.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손님들은 몰라요. 주인들도
구태여 또 다른 때는 괜찮으니까. 그렇게 알리지는 않고.]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되면 군청은 펜션 주인에게 대피 경보를 전파합니다.

펜션 주인이 대피시키지 않으면 피서객들은 이를 알 길이 없습니다.

[민박집 주인 : ((산사태 때) 어디로 모이라고 들으신 것 없으세요?) 그런 것은 없었어요. 아직은.]

우면산 산사태 이후 정부는 전국의 산사태 위험지역을 등급별로 분류해놨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재난 공무원만 볼 수 있습니다.

[산림 당국 관계자 : 전국 조사가 끝난 토석류 피해 예측 지도는 공개할 수가 없어요. 지역 사람들은 자기 지역이란 걸 뻔히 알잖아요. 민원전화가 엄청나게 왔거든요.]

정부가 1차로 지정한 산사태 취약 지역만 4천여 곳.

이 가운데 상당수가 여름철 피서객이 몰리는 산간 계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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