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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꼬리 잘라오면 5만 원" 동물학대 논란

<앵커>

고라니의 귀를 잘라오면 2만 원, 멧돼지 꼬리는 5만 원. 한 지자체가 농작물 피해 대책으로 내건 포상금입니다. 동물학대라는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나은 대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유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의 한 옥수수밭.

2300제곱미터 면적의 밭이 말 그대로 쑥대밭입니다.

밤새 멧돼지가 온 밭을 파헤쳐 놓은 겁니다.

[이대정/충북 옥천군 옥천읍사무소 : 다 떼먹은 거예요. 떼먹고 이렇게 다, 씨만 이렇게 내버려 둔 거죠.]

이 지역의 야생동물 피해 규모는 매년 10억 원이 넘습니다.

급기야 군청은 고라니와 멧돼지 몸체 일부에 포상금을 걸었습니다.

이후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400마리에 이르는 고라니 멧돼지가 포획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이윤복/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 죽은 다음에 절단하는 게 아니라, 살아 있는 채 절단할 수도 있고, 또 의식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절단할 수 있기 때문에.]

농민들에겐 생계가 달린 문제입니다.

[최갑석/야생동물 피해 농민 : 농가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분들이 좀 섭섭하죠.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제주의 노루, 낙동강 하류의 뉴트리아, 속리산의 대만산 사슴.

지난 5년간 전국의 야생동물 피해액은 23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정순여/야생동물 피해 농민 : 피해야 엄청나지. 밭마다 다 그래 놓으니까. 글쎄요. 대책을 좀 세워줘야지.]

최근에는 포획하지 않고 피해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오대산 근처 고랭지 채소밭에는 전기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민지홍/국립공원관리공단 : 따끔한 느낌으로 동물들이 도망가는 거고. 학습이 되면 다시는 이쪽은 접근 안 하고.]

제주도는 노루를 생포해 공원화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선 피임 백신을 뿌려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마구잡이 포획을 막기 위해 적정한 개체 수를 파악하고, 개체 수 조절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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