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편의점 못지 않게 많은 화장품 가게에도 갑의 횡포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계약이 끝났다고 통보하고 바로 코 앞에 다른 가맹점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안현모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부터 화장품업체 토니모리 가맹점을 운영해 온 김선미 씨.
지난해 6월, 갑자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본사는 고객 포인트 카드를 무단 발급한 것 등을 문제 삼았습니다.
[김선미/토니모리 가맹점주 ;저희 같은 사람은 법을 모르는데 얼마나 무서워요. 무료법률, 공정위 상담하는 데, 그런 데만 줄기차게 쫓아다녔죠.]
이후 김씨의 호소에도 본사로부터 물건이 오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졌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직선거리로 100여 미터 거리에 또 다른 가맹점이 들어섰습니다.
[앞에다 차릴 것이라고, 너무나 조그만한 동네고 저희 같은 브랜드는 두 개 씩 있는 동네는 아니거든요.]
1년 넘은 재판 끝에 1심 법원은 회사 측이 김 씨의 영업권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8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토니모리와 함께 더페이스샵과 네이처 리퍼블릭도 불공정 거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화장품 가맹점주들이 이 업체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겁니다.
[박진석/변호사 : 부당한 계약 해지, 영업 지역 침해, 끼워팔기, 구입강제, 판매목표 강제 등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신고했고 피해점주들이 본사의 불이익을 두려워해서 익명으로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전 대리점주들도 대리점 계약을 부당하게 해지 당했다며 공정위에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식품업계에 이어 화장품업계에서도 이른바 '갑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