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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수강료 최대 800만 원"…불법 SAT 강의

<앵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미국 고등학교에 유학하는 학생들이 줄줄이 귀국해서 강남의 학원가를 찾습니다.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 SAT 족집게 반을 찾아가는 겁니다. SAT 문제 유출 사건 이후에 검찰이 학원가 수사에 나섰지만 불법 고액 강의는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SAT 전문학원이 밀집한 서울 강남.

미국 고교 유학생들로 북적입니다.

방학을 맞아 SAT 시험을 준비하려고 귀국한 이른바 'SAT 연어족'입니다.

[SAT 학원 수강생/미국 고교 유학생 : 단기 공부하러 온 거죠. (한국) 나와서 좀 공부하고 다시 가려고요.]

강남 일대 SAT 학원은 모두 61곳.

이 가운데 10여 곳이 문제 유출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일부는 강제 폐원을 앞둔 상태지만 여전히 문전성시입니다.

교육청 명령으로 한 달 안에 폐원해야 하는 한 학원을 찾아갔습니다.

문 닫을 염려가 없다며 수강을 권합니다.

[A 학원 상담실장 : 매일반은 시간당 8만 원, 4시간씩 하루에 32만 원이에요. (갑자기 수업을 안 할까 봐….)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예약자도 8월까지 다 받아놨어요.]

신청할지 머뭇거리자, 학부모와 학생 모두 가명으로 등록하라고 권합니다.

검찰 수사가 들어와도 불이익 받지 않게 해주겠다는 겁니다.

[어느 학원이든 한 번씩은 (수사 대상에) 다 들어가기 때문에 그건 크게 신경 쓸 것 없고…. 제가 이렇게 가렸다가 (학생) 이름을 바꿔요. 여기 출석부에 따로 이렇게 (써요).]

다른 학원도 마찬가지.

[B 학원장 : 다 현금으로 하고 가짜로 해요. 정보가 안 남게. 만약 이름이 ○○○이면, 얘를 그냥 '안나'라든가 다른… 있잖아요? 별칭 같은 거. '크리스'라든가.]

이들이 이렇게 자신만만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C 학원 강사 : 교실은 등록을 여기로 해놓고, 다른 데 교실 차려 놓고 학생은 그리로 보내고. 교육청한테는 눈속임하는 데도 많고 꽤 많아요.]

이렇다 보니 일부 학부모들은 검찰 수사를 받거나 받을 거란 소문이 도는 학원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D 학원 강사 : (문제를) 유출한 학원으로 더 간다고요. '스코어'(점수)가 더 나오니까. 유출해 (학생한테) 주니까. 황당하죠. 말만 폐업이지 수업은 계속하니까 저희는 짜증이 나죠.] 

SAT 족집게 반의 한 달 수강료는 최대 800만 원.

교육 당국이 권고하는 시간당 최대 학원비의 16배가 넘지만 당국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학원에서 단속될 거 같으면 미리 알려줘요?) 네. 눈치껏… 선생님께서 사전에 얘기해 주면 (단속) 전에 (강의실) 알아내서 옮기던가 하죠.]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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