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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풀풀'…주택가 무허가 도장업체 난립

<앵커>

허가받지 않고 영업하는 차량 도장업체들의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합니다. 주택가에서 페인트 가루를 풀풀 날리며 작업하는데, 그 속에 발암물질도 들어있습니다.

한세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택가의 한 무허가 도장업소.

공기압축기로 자동차에 페인트를 뿌리자, 희뿌연 분진이 작업장을 가득 채웁니다.

공기정화 장치는 가동 중단 상태, 필터엔 이물질이 잔뜩 끼었습니다.

페인트 분진이 섞인 내부 공기는 그대로 주택가로 빠져나갑니다.

[무허가 차량 도장업자 : (정화시설) 필터를 갈아도 단속되고, 안 갈아도 단속에 걸리기 때문에 굳이 돈 들여서 (필터를) 갈아줄 필요가 없어요. 그냥 벌금 내고 말지.]

도로변의 또 다른 무허가 도색 업체.

주민이 다니는 인도에서 도색용 페인트를 뿌려댑니다.

[이지호/서울 이문동 : 걸어가기도 불편하고 냄새도 많이 나고. 머리도 좀 아픈 것 같더라고요, 냄새를 맡으면. 그래서 건강에도 안 좋지 않을까.]

문제는 최근 심각해진 경제난에, 상대적으로 수리비가 저렴한 무허가 도장 업체를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는 점입니다.

자동차 대기환경 협회가 추정한 전국의 무허가 차량 도색 업체는 1만 5천여 곳에 이릅니다.

최근 2년 새 30% 이상 늘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허가 업체보다 두 배 이상입니다.

[무허가 차량 도장업자 : 우리는 15만 원이면 되는데, 공장에 가면 (수리비가) 60~70만 원 나와요. 굳이 사람들이 거기에 갈 이유가 없어요.]

국립환경과학원이 무허가 도색업체가 내뿜는 분진을 수거해 조사했습니다.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벤젠과 톨루엔을 비롯해 인체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김기현/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 : 주변 지형물 같은 데에서 일단 잠재적으로 침전됐다가 재발산되는 경우도 존재하고. 천식 알레르기부터 해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굉장히 다양한 병에 걸립니다.]

환경부와 각 지자체가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지만, 적발된 업체는 전체의 10%도 안 되고 행정처분이 끝나면 다시 영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경배/교통환경문제연구포럼 정책실장 : 더 깊은 곳, 더 어두운 곳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배출하는 유해물질이라든가 대기오염 물질이 얼마나 되는 지 조차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실적 올리기용 단속 대신 무허가 업체를 양성화해 방진 시설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장기적으론 주택가 외곽으로 이전시키는 정책적 해법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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