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입으로 들어가는 립스틱…중금속 경보"

<앵커>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과 먹는 사탕. 이 두 곳에 중금속이 들어있다면 아무래도 입으로 들어가는 사탕이 우리에게 더 직접적인 해를 끼치겠죠. 실제로도 사탕의 납 허용기준은 화장품보다 200배나 더 엄격합니다. 그런데 '립스틱'은 화장품이지만 입으로도 들어갑니다. 이점 때문에 미국국립보건원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립스틱의 중금속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SBS가 단독 입수한 미국국립보건원 보고서입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32개 제품의 립스틱과 립글로즈의 중금속 농도를 측정해 봤더니 카드뮴은 16개 크롬은 22개 납도 24개 제품에서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화장품에서 허용되는 중금속 기준을 넘지 않아 미국에서 여전히 유통 중입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바로 립스틱에는 일반 화장품의 중금속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립스틱을 한 번 바를 때 사용되는 양을 측정해봤습니다.

휴지에 립스틱을 닦아내고 무게를 재보니 그 전보다 18mg이 더 무겁습니다.

미국국립보건원은 여성이 하루 평균 24mg의 립스틱을 바르는데 이 중 일부를 먹거나 흡수해 평생 최고 3kg가량의 립스틱이 몸에 들어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유리/하루 3회 립스틱 사용 : 화장을 지우고 밥을 안 먹듯이 (립스틱도) 따로 지우고 먹진 않는데요.]

입술은 얼굴 보다 피부층이 얇고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입술에 묻은 건 흡수가 더 잘 됩니다.

모르는 사이에 립스틱을 먹고 흡수하면서 그 안에 있는 중금속까지 장기간 축적되면 발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립스틱을 주 3회 이상 바를 경우 류마티스 위험도가 71% 높아지고, 16세 이전부터 바르면 95%까지 상승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형렬/서울성모병원 산업의학과 교수 : 암이라는 게 전신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소화기를 통해서 혈액이 흡수돼서 그 물질이 암을 일으키는 부위에 가서 암을 일으키게 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미국국립보건원은 미국도 유럽연합처럼 립스틱 중금속을 규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채원/식약처 화장품정책과 사무관 : 미국 보건원 발표 자료에 대해서는 추후 위해 평가 시 참고토록 하겠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위해 평가를 실시하여 사용할 수 없는 원료 검출 허용 한도 등을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립스틱의 중금속 조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실태조사와 함께 별도의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조춘동·김학모, 영상편집 : 박춘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