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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소하고, 고소당하고…'폭력' 축구클럽

<앵커>

한 유소년 축구팀 선수가 선배에게 맞고 감독과 코치에게 또 맞아서 중상을 입었다고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기도 폭력을 썼다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고소를 당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 유소년 축구클럽 소속이었던 17살 박 모 군.

지난 3월, 선배에게 맞아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습니다.

탈취제를 빌려주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박 군/피해학생 : 갈비뼈 부러졌는데 경기 뛰어야 한다고 병원 가서 진통제 맞고 오라고…그 상태로 또 뛰고 그러니까 더 안 좋아지고.]

박 군은 감독과 코치에게 골절 사실을 말했지만 믿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박 군/피해학생 : 못 믿고 엑스레이를 찍어 오라는 거예요. 엑스레이를 들고 갔어요.]

어머니는 두 달이 지나도 아들이 낫지 않자, 감독에게 항의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감독과 코치가 야구방망이로 박 군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20대 때렸다는 겁니다.

[박 군 어머니 : (갈비뼈가) 붙지도 않고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내가 전화해서 챙겨봐 달라는 말 한마디가 불쾌해서 매질했다는 건 폭행이죠. 그건 폭행이죠.]

숙소를 도망쳐 나온 박 군은 코치와 감독을 고소했고, 경찰은 이들을 폭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감독과 코치는 박 군이 제대로 된 진단서를 가지고 오지 않아 갈비뼈가 부러진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평소 박 군의 행실이 바르지 않아 체벌을 가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군은 그러나, 자신의 갈비뼈를 부러뜨린 선배는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박 군은 평소 폭력을 썼다는 이유로 동료와 후배들로부터 고소당했습니다.

[최의창/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 상명하복 관료주의적인 스포츠문화 때문인데요, 우리 청소년들이 처음에는 피해자, 나중에는 가해자가 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사이의 폭력과 고소로 얼룩진 유소년 축구클럽.

운동은 맞으면서 하는거라는 뿌리깊은 인식이 곪아 터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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