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입석 승객 가득 채운 시외버스, 고속도로 '씽씽'

<앵커>

정원을 초과한 시외버스가 안전을 무시한채 보란듯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자리에 앉지 못한 승객들은 위태롭게 장거리를 이동해야 합니다. 아찔합니다.

안현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월요일 아침, 서울 동서울 터미널.

사람들이 하나둘 버스에 오릅니다.

서울과 충청남도를 오가는 시외버스입니다.

이미 40여 개 좌석이 꽉 찬 상태인데도, 서울에서만 세 군데나 더 들러 승객을 계속 태웁니다.

빈자리가 없어 좌석 사이에 선반을 잡고 서거나 바닥에 쭈그려 앉은 승객들.

버스는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내달리는데 고속도로에서 정원을 초과해 입석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건 명백한 불법입니다.

버스 회사는 잘못을 시인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합니다.

[버스 회사 간부 : 잘못된 건 틀림 없이 잘못된 겁니다. 기사들하고 현장에 다시 교육을 시키고 지적할 거 지적하고 해서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어제 아침.

다시는 입석 승객을 태우지 않겠다던 회사의 약속이 과연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버스에 올라타자,

[좌석이 없어요.]

버스기사는 좌석이 없다면서도 입석 승객을 계속 태웁니다.

역시 통로에는 서서 가거나 주저앉아 가는 승객들로 만원.

고속도로를 2시간 가까이 안전벨트 없이 고속주행 하는 겁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운전기사들의 고백입니다.

[버스 운전기사 : 입석을 안 태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승객분들이 원하면 태워 드려요.]

승객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정희수/서울 암사동 : 월요일 아침마다 사람들이 다 서서 타는데 버스가 빨리 가고 또 멀리 가는 버스에서 이렇게 가는 건 진짜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한 달 여전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회사.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고 자신합니다.

[버스 회사 간부 : 배차 간격을 앞으로 당겼어요. 그래서 지금은 입석을 아예 안 태웁니다.]

하지만, 취재 내용을 설명하자,

[태우더라고요. 네다섯 명씩.]

고개를 숙입니다.

[버스 회사 간부 : 잘 지켜 지려니 생각을 하고 그다음부터 보고를 안 받았죠. 부끄럽습니다. 어쨌든 부끄러운데 우리들 기사들 전체를 모아 놓고 교육할 시간이 없어요.]

하루 승객이 수천 명에 달하는 시외버스.

입석 승객을 싣고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안전 불감증에 차량 좌석제를 시행한다는 안내문이나 안전이 제일이라는 표어가 무색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