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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도 못 믿어…유통기한 지난 의약품 처방

<앵커>

의약품은 사용 기한이 있고, 이건 꼭 준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병원과 약국에서 날짜를 확인하지도 않고 환자에게 오래된 약을 주고 있습니다. 대학 병원에서도 일어나는 일입니다.

임태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20대 여성이 이달 초 대학 병원에서 처방해 준 주사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유통기한 지난 주사제 피해자 : 바늘을 꽂는 데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니까 그렇게 써 있더라고요. 4개월 지난 약이라고. 이걸 정말 나한테 맞으라고 준 건지….]

대학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주사제를 보관하는 상자는 물론 포장지에도 사용 기한이 적혀 있습니다.

병원 측은 약제실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합니다.

[병원 관계자 : 업무지침에는 유통기한을 한 번 보고 드리는 게 맞긴 한데, 투약구에서 업무를 하면 (환자에게 빨리 약을 줘야 하는 압박감을 갖고 일을 해요.]

병원의 협조를 얻어 약제실의 관리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여긴 안 찍으셨으면 좋겠는데…. (네?) 이 약병은 저희가 소분(조금씩 나눔) 해서쓰는 것들이라서….]

약 종류는 수십만 가지인데 전산 관리가 안 돼 있다 보니 사용기한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합니다.

[병원 관계자 : 약병마다 (바코드를) 붙이고 한다면 아마 사람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고, 사실은 효율적이지 못 할 것 같고요.]

일반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1월 사용 기한을 석 달 넘긴 유아용 기침약을 판 약국도 있습니다.

[이현영/유통기한 지난 약 구매자 :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어떻게 처방해줄 수 있느냐.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그냥 급급하신 거예요. 알리지 말라고 하는.]

사용 기한이 지난 약을 팔면 벌금형 처벌 대상이지만 적발돼도 발뺌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의료 당국의 세심한 관리와 철저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정영삼,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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