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20대 여성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습니다. 폐쇄적인 중동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변화의 상징입니다.
카이로에서 윤창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사우디아라비아 국기를 든 20대 여성이 우뚝 섰습니다.
주인공은 27살의 라하 무하라크양.
힐러리경이 1953년 5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뒤 꼭 60년 만에 사우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아랍인으로서는 최연소로 정상을 밟은 것입니다.
정상 도전에 나서기 직전 남성 동료들과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입니다.
여성이 남성과 자리를 함께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아랍 분위기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일입니다.
카타르와 이란 팔레스타인 출신 남성들과 함께한 합동 원정이었는데 훈련에서부터 정상 등정까지가 모두 상식을 깬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라하/사우디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여성 : 사우디 여성들에게 그동안 꿈꾸지 못했던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을 겁니다.]
사우디의 남녀 차별은 다른 아랍 국가와 비교해도 더 심한 편인데 최근에는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해달라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변화의 조짐도 일고 있습니다.
이번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은 스포츠 활동과 정치참여 등 아랍권의 여권 운동에도 제한적으로나마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