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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유망주, 선배 폭력에 꺾인 '국가대표 꿈'

<앵커>

국가대표 유망주 사격 선수가 선배의 폭력으로 다시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학교 운동부 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휠체어에 의지한 채 물리치료실을 찾은 한 청년.

혼자 힘으로는 일어나기도, 한 발 내딛기도 버겁습니다.

대학 사격 선수로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선발됐지만 지금은 몸의 오른쪽이 마비돼 총을 쥘 수조차 없습니다.

[한상필/피해학생 : 그냥…그냥 완쾌하고 싶어요.]

힘겨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는 지금 제 뒤에 있는 운동부 숙소에서 지난 3월 9일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선배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선배는 전국체전 선발전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술을 마시고 늦게 온 후배를 따끔히 훈계하고 싶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백계호/전주완산경찰서 수사관 : 화가 나니까 발로 한 번 차고 허리 부위를, 마지막에 힘껏 오른쪽 주먹으로 턱을 때린 게 치명타가 되었죠.]

하지만, 선배라는 이유로, 잘못을 훈계한다는 이유로 자행된 폭력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후배는 턱이 깨지고 급성 뇌경색으로 오른쪽 마비와 언어장애가 찾아왔습니다.

[조진모/아주대학교 신경외과 교수 : 폭행 이후에 생긴 언어장애와 오른쪽 마비가 왔는데 안정기를 거친다 하더라도 제 생각에는 심각한 장애를 아마 안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선배 역시 상해죄로 검찰에 기소됐고 선수생활도 3년간 정지됐습니다.

[가해학생 :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지금 제가 어떻게 드릴 말씀이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감독도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감독 : 때린 학생도 그렇고 맞은 학생도 그렇고 제가 운동 가르치던 학생들이잖아요. 정신적으로 저도 힘들고….]

운동부의 엄격한 규율과 어릴 때부터 이어지는 집단 숙소 생활.

전통이란 미명 아래 자행되고 용인되는 폭력은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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