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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 불났다고?"…애타는 상담원, 실제는

<앵커>

통신사 고객센터 상담원과 여성 고객의 전화통화 내용이 며칠 째 화제지요. 들어보면 상담원 하기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통신사 LG유플러스 고객센터로 한 아주머니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00(사람 이름)냐?]

[예, 여기 LG유플러스인데요, 고객님.]

[예?]

[LG 유플러스요, 고객님.]

[불났어요?]

[LG 유플러스요. 고객님.]

[LG가 불났다고? 거기가 어딘데요?]

[고객센터예요. 고객님.]

[목욕탕?]

[아. 목욕탕이 아니고요. 고객님. 고객센터요.]

[목욕센터에 불났다고요?]

[아 목욕탕에 불난 게 아니고요. 고객님. LG 유플러스라고요. 고객님.]

[LG가 불났다고? 이상하다…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뭘 어떻게…저, 잘못거신거 같아요. 고객님께서.]

3분 가까이 이어진 대화 내내 상담원은 침착하게 응대합니다.

[그런데 우리 전화를 어떻게 알았어요?]

[아니요, 고객님께서 지금 이쪽으로 전화하신 거잖아요. 고객님. 어디다 전화를 거신 거예요? 지금?]

[어, 알았어요.]

[아, 예 알겠습니다. 고객님.]

혹 회사가 만든 광고나 누군가의 장난 전화는 아닐까?

[김현덕/고객센터장 : 실제 상황입니다. 하루에 150통 정도는 이런 전화가 걸려옵니다.]

아주머니는 누군가에게 010 휴대전화를 걸려다가 이 회사 고객센터 101을 잘못 누른 걸로 보이는데, 회사 측은 이런 전화가 심심치 않게 온다고 얘기합니다.

고객과의 통화내용이 유출된 것은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회사 측은 사내 교육용으로 만든 녹취본이 인터넷에 잘못 퍼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상담원에 대해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실제 응대 상담원 :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는데 그래도 고객님이라서 너무 진지하셔서, 많이 이해하려고 하면서 상담하려고 했던 부분입니다.]

이번 일은 어떤 상황에도 친절하게 응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처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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