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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준다" 따라갔다가…노인 2천 명 속았다

개인정보 유출돼 230만 원 요금 폭탄 맞은 노인도

<앵커>

다단계 방식으로 노인들에게 투자금 명목의 돈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라면 몇 봉지를 미끼로 개인 정보까지 빼돌렸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사무실에서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신이 난 할머니들, 손을 흔들며 춤 춥니다.

노인들만 골라 사기 친 기획부동산 업체입니다.

수법은 간단했습니다.

개발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임야 수십만 제곱미터를 사들인 뒤 곧 개발될 거라고 속여 노인들을 모았습니다.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고선 월 100여만 원을 주고 아예 직원으로 취업시켜 주변 지인들까지 끌어모으게 하는 다단계 영업을 했습니다.

2천여 명의 노인들이 속았는데 피해액이 680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 노인 : 땅이 그렇게 좋은 게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제2의 울산이 된다. 복선전철이 들어간다'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손자들 용돈도 주고 (그러려고).]

노인 울리는 사기, 그 수법은 가지가지입니다.

노인 200명가량의 개인정보를 교묘히 빼내 명의도용한 휴대폰 수백 대를 개통한 일당도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 수도권 일대 경로당을 돌며 라면을 주겠다며 주민번호와 통장번호를 알아냈습니다.

그리고는 몰래 휴대전화를 개통했습니다.

외국에 팔거나 직접 쓰기도 했습니다.

라면 몇 봉지 받으려다 230만 원이 넘는 요금 폭탄을 맞은 노인도 있습니다.

[피해 노인 : 주민등록증 보여주니까 라면 두 개씩 주더라고요. 의심 안 했죠. 그런가 보다 하지. 보여줘도 괜찮겠다 해서 줬지. 보건소 건강검진 할 때도 (주민등록증 보여주니까 의심 안 했죠).]

쉽게 속기 쉬운 노인들.

고가의 물품을 팔려 한다든지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하면 가족이나 경찰, 시청 등 공공기관 혹은 노인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 봐야 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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