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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있어야 효도하고, 대접 받고…씁쓸한 풍경

<앵커>

가족이 한 데 모인다해도 돈이 문제입니다. 자녀 입장에선 팍팍한 살림에 부모님들 선물이나 용돈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식에게 손벌리지 않을 형편은 돼야 눈치 안 보인다고 말하는 부모님들도 꽤 계십니다.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어버이날을 맞아 대형 식당마다 부모님 모시고 온 손님들로 가득합니다.

[임은미/서울 목동 : 어버이날이니까 다 같이 식사하려고 시간 비워 놨었고요.]

[김현주/서울 목동 : 이렇게 밥 먹는 자리 같이 하니까 너무 좋죠. 뿌듯하고.]

한 기업체 조사결과 가족행사가 많은 5월, 부모님 선물에 용돈까지 이른바 효도비 명목으로 30만 원에서 50만 원을 지출할 것이라고 답한 직원이 절반이나 됐습니다.

100만 원 이상 쓴다는 사람도 8%나 있었습니다.

돈이 없으면 효도하기도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돈 문제로 부담 느끼는 건 부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 관리비 100만 원을 넘는 고급 실버타운이 일부 여유 있는 노년층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자녀들 눈치 안 보고 오히려 부모-자식 간 관계도 더 좋아졌다는 게 입주자들의 반응입니다.

[이봉주/고급 실버타운 입주자 : 서로 자유스러우니까 관계도 더 좋아지는 것 같고. 1대 1로 부모하고 자녀와의 관계가 아니라 어떤 친구 같은 관계로 더 친밀해지는 것 같아요.]

늘그막에 물려줄 집 한 칸은 있고, 손주들 용돈 집어줄 정도 형편은 돼야, 푸대접 안 받고 떳떳하게 효도 받을 수 있다는 게 대부분 어르신들의 생각입니다.

[70대 노인 : 자기가 좀 갖고 있어야 대접을 받는다고. 임박했을 때, 병으로 드러누웠을 때, '재산을 이렇게 해라' 말하죠. 요즘 세태 같아요.]

이 때문에 상속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상속 조건부로 성실히 부양하겠다는 이른바 '효도 계약서'를 받아두려는 부모도 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조창현,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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