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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힘들까봐…" 가난·고독에 서러운 어버이날

<앵커>

오늘(8일) 인터넷과 SNS에서 하루종일 화제가 됐던 그림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엄마의 일생'이라는 이 그림은 엄마 뱃속에 있다 태어난 딸이 세월이 흘러가면서 늙고 병든 엄마를 보살피다 결국 떠나 보내는 내용을 담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오늘 어버이 날인데 효도 받기는커녕 제대로 자식들 얼굴 한번 못보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주인공이어야 할 오늘이 더 서러운 어버이들이 한정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어버이날을 맞아 난생 처음 서울 구경에 나선 독거 노인들.

효도 관광이면 좋으련만 자식 대신 정부가 마련한 자리입니다.

눈으론 좋은 구경 하면서도 가슴 한 켠엔 응어리가 맺힙니다.

[김 모 할머니 : 한편으로 좋아도 한편은 속이 뒤집어져.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지 않겠나.]

폐지를 주워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70대 할머니.

어렵사리 6남매를 키우고 약간의 재산도 물려줬지만 20년 넘게 혼자 살고 있습니다.

[거지도 이렇게 안 살아요. 우리 집에 와 보면. 서운하기야 한이 없지요. 어디다 말을 다해요. 여기 오니 꽃도 달아주고 극진히 잘해주고 하니 더 마음이 아프고….]

40대에 남편과 사별한 뒤 노점상을 하면서 자식들을 가르친 70대 할머니는 혹여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보고 싶어도 전화 한 통 제대로 걸지 못합니다.

[이 모 할머니 : (외로워도) 참지, '보고 싶다, 와 봐라.' 소리 안 해, 애들 힘들까봐…자식들 힘들게 하면 안 되잖아.]

경제적으로 힘들고 몸이 병든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뼛속까지 사무치는 외로움은 감내하기 힘든 고통입니다.

[어버이날 아니라도 쓸쓸한데, 혼자라. 아이고, 눈물 날 때도 있지. 그렇게 키웠거든 어렵게. 지금 와서 나 혼자 똑 떨어져 있잖아.]

가족은 물론 남편이나 부인 없이 혼자 사는 독거 노인은 전국적으로 118만여 명.

이들에겐 어버이날이 더 서럽고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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