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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체-배송기사, 수수료·벌금 놓고 '충돌'

<앵커>

오늘(4일) CJ, 대한통운 소속 택배 기사 100여 명이 배송을 중단했습니다. 택배차량에 붙인 이 현수막이 발단입니다. 수수료 인하와 벌금 부과에 대한 회사 방침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어린이날을 맞아서 배송 물량은 늘었는데 배송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최우철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 오후, 택배기사들이 도심 도로 곳곳에 차를 세워두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거나 누워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해 오후 3~4시면 하루치 배송이 끝나지만 퇴근을 못합니다.

편의점 택배 마감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편의점 택배취급 기사 : 매일 '저녁 6시 이후 집화(택배 수거)' 무조건 지키라고 문자가 본사에서 오니까… 1시간 반이나 2시간을 기다려야 해요. 길바닥에서. 1천몇백 원 벌려고.]

편의점 택배 한 상자를 배송하면 기사에게 떨어지는 돈은 백 원 남짓.

그런데도 이렇게 애써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편의점 택배는 저녁 6시까지 물품을 맡기면 다음 날 배송이 끝나는 게 업체가 정한 원칙.

만일 택배 기사가 편의점에 세 상자 이상 남기게 되면, 퀵서비스로 배송되는데 이 배송 비용은 고스란히 택배기사 월급에서 떼갑니다.

결국 택배 기사들은 이 벌금이 무서워 저녁 6시까지는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겁니다.

[김 모 씨/편의점 택배 취급기사 : 퀵서비스 써버리면 (수당이) 한 10일 치 이상 줄어 버리는 거죠. 옛날에 하던 대로 배송하고 빨리 퇴근해서 집에 가서 쉬는 게 낫지… 그러니 이것 때문에 골치가 아프죠.]

편의점과 택배업체 측은 익일 배송 체계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최근 10년간 편의점 택배 매출은 4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을'의 처지인 택배 기사의 희생이 전제돼야 '갑'이 거두는 과실이 커지는 구조라면 분명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정상보,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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