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어제(22일) 각료들에 이어서 오늘은 일본 여야 국회의원 168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한일 고위급 교류를 중단하고 정상회담 취소까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도쿄 김승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오전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국회의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모두 168명, 참배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1989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입니다.
[다카이치/일본 자민당 정조회장 :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 문제가 되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아베 내각의 2인자로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한 아소 부총리, 한국과 중국의 반발은 염두에 없는 듯합니다.
[아소/일본 부총리 : 매년 2, 3차례 참배해 왔습니다. 지금 새삼스럽게 들을 얘기는 아닙니다.]
일본 국내에서 조차 이들의 태도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야스쿠니 참배는 무신경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고, 아사히 신문은 왜 불씨를 만드느냐며 아베 정권이 높은 지지율에 긴장감이 떨어진 것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역주행으로 답했습니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고치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아베/일본 총리 국회 답변 :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진 않을 겁니다.]
일본 우파의 이런 질주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세력결집과 선거 후 평화헌법 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리 정부는 야스쿠니는 전쟁미화 시설이라며 각료와 의원들의 집단참배를 비판했습니다.
특히 매년 5월 정례적으로 준비해왔던 한일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한-일 관계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안병욱·한철민, 영상편집 : 신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