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 간의 상생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퀵서비스 사업, 이 사업은 오토바이 기사들 몇몇 모아서 근근이 꾸려가는 정말 영세사업장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시장에 대기업이 슬그머니 진출했습니다. 거대한 영업망을 이용해서 퀵서비스 물량을 확보한 다음에 영세업체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다시 하청주는 겁니다.
최재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8년 동안 퀵서비스 업체를 운영해온 김 모 씨.
얼마 전 거래처 두 곳을 한 물류 대기업에 빼앗겼습니다.
[퀵 서비스 업체 대표 : 다음에 또 어떤 거래처가 없어질지 항상 조마조마 했었죠.]
대기업은 광범위한 택배 영업망을 이용해 퀵서비스 일감을 싹쓸이했습니다.
애초부너 영세업체가 경쟁하기는 버거운 상대입니다.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지도 않습니다.
중소 퀵서비스업체에 일감을 나눠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박태주/퀵 서비스 업체 대표 : 10%를 서울에 줘요. 제가 알기로는 ㅇㅇ에서 3~5%를 ㅇㅇ에서 먹는 걸로 알고 있어요.]
대기업이 주문받은 뒤 수수료를 떼고 하청을 주면 하청업체는 또 수수료를 떼고 다시 재하청을 줍니다.
대기업은 앉아서 수수료만 챙기고 하청에, 재하청 업체는 결국 인건비도 못 건지고 고사될 거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퀵 서비스 기사 : 하청과 원청 같은 자기네들끼리 주고 받은 것 때문에 건당 4~5천 원의 가치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장난질로 공중에 날아간다는 건 정말 화가 나는 거죠.]
대기업은 오히려 직접 영업해서 영세 퀵서비스 업체와 경쟁하는 현실을 피하기 위해 하청주는 방식을 택한거라고 해명합니다.
[한진 관계자 : (퀵서비스) 업체들이 중소업체들인데 저희들 (대기업)이 기사를 직접 고용해서 하면 비판 이 더 커지죠.]
퀵서비스업은 신고제라 대기업이라고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운송법 대상도 아니라 화물 운송 하청 금지 조항을 적용할 법적 근거도 없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수수료만 떼고 일감을 하청주는 방식은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박주민/변호사 : 자신이 계약한 화물을 다시 다른 운송 주선업자에게 위탁한 행위는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 역시 위법한 행위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맞물릴 조짐을 보이자 정치권도 해법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이재/새누리당 국회의원 : 대기업까지 이 시장에 진입해서 퀵서비스 기사들의 수익구조를 다단계화하고 악화시키고 있어서 조속한 법제화를 통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표준요금제를 도입한다든지.]
영세 퀵서비스 업체의 난립으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는 현실.
대기업이 진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논리와 대기업이 퀵서비스 시장까지 뛰어들어 수수료만 챙기는 행태가 적절하냐는 비판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오영춘·강동철,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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