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우후죽순 생기던 상조업체, '몰래 폐업' 속출

<앵커>

난립했던 상조업체들이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비 꼬박꼬박 내온 회원들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당하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상조업체입니다.

집기나 장례 용품은 그대로 있는데 사무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직원 한 명만 남아 전화를 받습니다.

[피해자 : 회원들 돈 받아서 (사장) 본인 혼자 호의호식하고 산단 말이에요?]

[상조 업체 직원 :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죠.]

경영난 끝에 소리소문없이 폐업해 버린 겁니다.

[△△상조 전직 장례지도사 : (상조는) 물건을 주지 않고 돈부터 받는 거 아닙 니까. 그러면 '이달 말에 한 4천만 원 들어오니까 그냥 사'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도산하는 거죠.]

이 상조업체가 회원 1천 700명으로부터 걷은 회비는 19억 5천만 원.

하지만, 은행에 예치금으로 맡겨 놓은 돈은 8천 6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업체가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아 회원들은 폐업 사실조차 모릅니다.

장례 서비스를 받으려고 전화한 뒤에야 폐업 사실을 알게될 뿐입니다.

회원들은 결국 장례 서비스도 못 받고 낸 돈도 돌려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서울에 있는 또 다른 상조업체.

회원이 9천 명인 이곳은 2년 전 도산했습니다.

그런데 회원 명단은 다른 상조업체로 넘어갔고, 회원들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

명백한 불법 양도인데 업체는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00상조 직원 : 전화가 오면 출동해서 (장례) 행사만 해주면 문제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고객도 피해 보는 거 없는 거고.]

하지만 처음 가입하면서 낸 계약금 수십만 원을 돌려달라고 하면 거절합니다.

[해약해줄 이유가 없는 거죠. 우리도 손해를 봤는데 어떻게 해약을 해줍니까?]

도산한 업체로부터 회원을 넘겨받은 일부 업체는 계약금과 월 회비를 모두 낸 회원에겐 계약 해지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더이상 들어올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송 모 씨/폐업 상조 피해자 : '그렇게 억울하면 소송을 거십시오.' 그래요. 돈을 피해 보고 인간적으로 멸시당하고… 따지니까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고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조업체의 난립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고객 돈의 40%를 은행이나 공제조합에 의무적으로 맡기도록 했습니다.

이후 부실 업체들의 도산이 급증하는 실정입니다.

[윤영웅/금융소비자연맹 상조피해구제센터장 : 제도 안에 흡수하려다 보니까 재정은 없고, 여론은 또 안 좋다 보니까 신규가입은 발생하지 않고 악순환이 되는 거죠.]

지난해 7월 현재 전국 307개 상조 업체가 고객 351만 명으로부터 받아놓은 돈은 2조 4천억 원.

공정위는 뒤늦게 상조 업체의 도미노식 도산과 불법 회원 양도에 따른 피해 실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경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