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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떼 습격에 '속초 8경' 엉망…당국 고민

<앵커>

속초 8경으로 꼽힐 만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던 한 섬이 최근 가마우지 떼의 공격으로 엉망이 됐습니다. 숲를 살리자고 철새를 몰아낼지, 철새들 살게 하자고 숲를 포기할지 당국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조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속초 해변 앞바다 작은 섬 하나가 떠 있습니다.

속초 8경으로 꼽히는 새들의 섬, 조도입니다.

그런데 소나무들이 푸른 빛을 잃은 채 하얗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 봤습니다.

말라 죽은 소나무 위로 겨울 철새인 가마우지떼가 새까맣게 앉아 있습니다.

어림잡아도 수백 마리가 넘습니다.

섬은 밀가루를 뿌린 것처럼 온통 하얗게 변해 있습니다.

가마우지 배설물 때문입니다.

수령이 40~5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해송입니다.

이 섬에 있는 250그루 가운데 이미 70여 그루가 이렇게 말라 죽었습니다.

아직 살아 있는 소나무도 빠른 속도로 고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도를 찾는 가마우지떼는 최근 4~5년 사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조도의 경관 보존을 위해 속초시는 조류퇴치기 설치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안재석/속초시청 환경정책계장 : 상당히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한테 정서적 관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찾아온 철새를 쫓는 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안나/환경운동가 : 인간의 기준에 맞춰서 조절해야 한다. 그런 것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반가운 겨울 손님으로만 여겼던 가마우지떼가 속초 8경의 수려한 풍광을 망치는 골치거리가 되면서 속초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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