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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당했어요" 배려 없는 '사배자' 전형

<앵커>

국제중, 특목고, 자사고. 이른바 귀족학교로 불리는 이 곳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자 입학'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들어온 학교는 이들에게 배려가 없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수업이 끝난 국제중학교.

스쿨버스를 그냥 지나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국제중 학생 : (스쿨버스 안타요?) 네. (왜?) 스쿨버스 비용이 좀 심해서요. (한 학기에) 84만 원이요. 학비가 너무 세서요. 스쿨버스 비용까지 있으면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을까 (싶어서 안 타요.)]

입고 있는 교복의 가격도 일반학교와 많이 다릅니다.

[인근 교복집 주인 : 여기(00국제중)는 안에 이거까지 하나 더 되어 있습니다. 순모 이중으로 해서 코트만 22만 원이에요. 일반학교 교복은 한 벌에 22만 4천 원인데, (국제중은) 코트 하나만 22만 원이에요.]

골프, 승마 같은 방과 후 활동부터 해외 어학연수까지.

사배자로 입학한 아이들은 이런 활동에 하나, 둘 참여하지 못하게 되고, 성적이 떨어지면 따돌림으로 이어진다고 털어놓습니다.

[특목고 학생 : (어떤 학생들이 왕따 당해요?) 저 당해봤어요. 저 공부 안 한다고 (왕따) 당했어요. 여기는 애들이 엄마한테 얘기해서 '누구 공부 안 한다더라', 자습 분위기 안 좋거나 그러면 (따돌려요.) 저 자습 때 (친구들한테) 쫓겨났어요.]

현직 특목고 교사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교사는 아이들끼리 문제라기 보다 특목고의 구조적 문제가 이런 따돌림을 조장한다고 지적합니다.

[현직 특목고 교사 :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아이들 사이에서 소문이 난 거예요. 소문이 나서 (친구들이) 아무 동아리에서도 걔를 안 받아 주는 거죠. 질 좋은 수업을 받게 해준 것까지는 좋은데, 평등을 실현하지는 못하는 거죠.]

사배자 전형의 취지는 균등한 기회부여입니다.

배려해서 선발하는 전형이 따돌림 전형이 되지 않으려면 선발 이후 기회균등이 이뤄지도록 세심하고 진정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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