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도 과세" 키프로스 구제금융 파문 확산

<앵커>

지중해의 키프로스에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국제사회가 결정했습니다. 작은 섬나라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정호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제통화기금 IMF와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키프로스에 1백억 유로, 우리 돈 14조 4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지난 16일 결정했습니다.

지원 조건은 은행 예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10만 유로, 즉 1억 4천만 원 이상 예금에선 9.9%를 그 미만의 예금에선 6.7%를 떼는 겁니다.

금융 위기의 책임을 예금주에게 전가하는 전례 없는 조치에 파장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키프로스 사람들은 현금 인출기로 몰려들었습니다.

[키프로스 국민 : 돈을 인출하려고 왔는데, 모든 인출이 차단됐네요.]

인출기를 불도저로 가로막으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키프로스 거주 영국인 : 더 이상 못 믿겠어요. 이건 절도예요. 내 돈을 훔쳐가는 거예요.]

스페인 등 다른 유럽국가에도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대규모 예금 인출사태,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불공정하고 위험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러시아인과 기업이 키프로스 은행에 예금한 돈은 키프로스 전체 은행 예금액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키프로스 구제금융 여파로 아시아 증시가 하락했고 유럽과 뉴욕 증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