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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 화마 덮친 순간…백년송도 숯덩이

<앵커>

지난 주말 산불이 난 울산 지역을 둘러봤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피해가 더 클 것 같습니다. 한 마을의 자랑이었던 백년송 숲도 불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시뻘건 불길에 속수무책으로 타들어 갑니다.

집어삼킬 듯 무서운 기세로 번지던 화염은 순식간에 인근 자동차 부품 공장을 덮쳤습니다.

강한 바람을 타고 공장까지 불씨가 날아온 겁니다.

급기야 불길은 공장 안 기름 창고 바로 앞까지 번졌습니다.

공장 전체가 폭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현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들어 가까스로 불씨를 털어내면서 엄청난 재앙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박현배/납품기사 :  소나무 가지에 불 붙으면, (공장)판넬로 옮겨 붙을 수 있으니까 사다리 놓고 나뭇가지에 올라가서 소나무가지를 물 적신 보로 덮어서 (불을 껐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완전히 숯덩이로 변해버렸습니다.

수령 50년에서 100년짜리까지 소나무 수백 그루가 뿌리부터 잎까지 온통 검게 그을렸습니다.

줄잡아 10헥타르의 소나무 숲이 이번 불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마을의 자랑이던 소나무 숲은 화마를 견디지 못하고 불에 타 모두 베어내야 할 처지입니다.

산 아랫마을을 덮친 불로 수돗물 탱크와 수도관 밸브까지 불에 타버렸습니다.

전 마을의 수돗물 공급은 완전히 끊겼습니다.

통나무로 지은 전원주택도 하루아침에 타버려 원래의 모습은 흔적도 없습니다.

[최 모 씨/산불 피해자 : 다 여기 투자했는데 보시다시피 아무것도 없으니까 제로 상태죠. 마음이 붕 떠 있는 것 같습니다.]

산불이 난 울산 울주군 일대를 항공 촬영한 결과 피해 면적은 알려진 것보다 6배나 많은 300헥타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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