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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아야 한 마리' 자취 감춘 명태, 원인은

<앵커>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명태가 동해안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물이 터지도록 잡혔던 건, 이미 너무 오래된 이야기고, 요즘엔 운 좋으면 한 마리 걸릴까 말까입니다. 그 많던 명태들이 왜 사라졌을까요?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어선들이 바다로 향합니다.

과거 명태 주산지였던 동해안 최북단 북방 어장에서 힘껏 그물을 당겨봅니다.

갖가지 물고기가 올라오는 가운데, 명태라고는 알을 밴 암컷 한 마리가 전부입니다.

이곳 북방 어장이 주산지였던 명태는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입니다.

운이 좋은 날에만 이렇게 1~2마리 정도 건질 수 있습니다.

[조진석/명성호 선주 : 작년에는 그래도 10마리에서 한 두름까지도 올라왔는데, 근래는 한 마리 보기가 힘들어요.]

그러다보니 국내산 명태는 부르는 게 값입니다.

[(명태)자, 6만 8천 원. 26호.]

명태잡이의 전성기는 30년 전이었습니다.

한해 15만 톤이상 잡아들였지만 이후 계속 어획량이 줄어들어, 5~6년 전부터는 사실상 멸종된 상태입니다.

노가리 즉 새끼 명태가 안주감으로 사랑 받으면서 크기 가릴 것 없이 마구 잡아들인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동해 수온 상승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박정호 연구사/동해수산연구소 : 실제적으로 저층의 수온은 조금 낮아지거나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표층 수온이 높아지면서 명태가 살 수 없는 그런 환경이 돼어서….]

지난 40년간 동해 표층수온은 섭씨 1.39도 상승했습니다.

찬 바다에서 알을 낳는 한류성 어족인 명태가 살기에 부적합한 환경이 돼버린 겁니다.

어족 복원을 위해 정부는 현상금까지 내걸고 어미 명태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신기붕/강원도 심층수 자원센터 : 어미 확보가 어려울 시에는 외국산 명태 수정란을 갖다가 반입을 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명태잡이로 생계를 유지했던 고성군 거진항 일대는 한때 인구가 3만 명이 넘었지만 최근엔 7000~8000명선으로 줄었습니다.

동해 떠난 명태를 따라 어민들도 하나둘 어촌을 떠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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