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요령 배우는 데만 급급…수학 접근에 문제

<앵커>

수학교육이 학생들에게 기본 개념보다는 문제 푸는 요령 가르치는 쪽으로만 흐르고 있습니다.

수학교육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건데, 바람직한 수학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는 연속 보도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 기말 수학시험.

고3 교육과정에서나 배우는 벡터 개념을 묻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서울 시내 5개 중학교의 수학 시험지를 현직 교사들과 분석한 결과, 한 중학교의 경우 상위 학년에서 배우는 내용을 출제한 경우가 전체의 30%을 넘었습니다.

[최수일/전국수학교사모임 수학교육연구소장 : 10분 정도 걸리는 그런 문제를 고등학교 개념을 선행한 학생은 1분 이내에 풀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시험에 전반적으로 그 한 문제가 끼치는 영향이 굉장히 큰 거죠.]

학생들은 수학 내신을 위해서라도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학습 방식입니다.

기본 원리와 개념 대신 학원에서는 문제풀이 요령만 잔뜩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중3 과정 이상을 선행했다. 손 (들어요.)]

선행 학습을 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중3 과정 문제를 풀어보게 했습니다.

이미 학원에서 공부한 제곱근, 즉 루트의 계산 문제입니다.

단순 계산은 70%가 맞혔지만, 기본 개념 문제는 70%가 틀렸습니다.

[이지현/홍익대 사대 부속여중 수학 교사 : 전체 선행을 했던 친구들 중에서 일부 아주 소수의 일부 학생들만 개념까지도 습득되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수학에 대한 접근법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최승현/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 : 개념을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봐서 문제를 푸는 능력과는 조금 다릅니다. 학생들이 잘못 접근하고 있는거죠.]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단 수학 교과서부터 바꾸기로 했습니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곁들인 스토리텔링식 교과서를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 유형을 암기해 빨리 푸는 게 유리한 수능 수학시험의 근본적 변화 없이 교과서 개편만으로 올바른 수학교육을 모색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박진호·조창현, 영상편집 : 이재성)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