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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못 가도 보람" 설에도 쉬지 않는 사람들

<앵커>

2900만 명이 고향을 찾는 설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분도 적지 많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필요한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입니다.

김종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경비실에서 새해를 맞은 경비 아저씨들이 이른 새벽부터 눈을 치웁니다.

[이강원/아파트 경비원 : (미리 다녀 오신 거예요?) 시간 나는데로 저는 묘소를 찾아가서 제가 대신 상 차리고 절하고 다 하고 그래요. (주민 분들이 많이 좋아하시죠?) 그럼요. 다 좋아하고 그래요.]

아침부터 북적이는 지하철.

20년 경력의 전동차 기관사는 그간 명절에 고향 내려간 날보다 못 간 날이 더 많습니다.

[박희우/기관사 : 휴가 신청을 해서 (뽑기) 당첨이 되면 내려가고 안 되면 가족들하고 보내기가 힘들죠. 항상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늦게 해서 가족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해요.]

고향 못 간 노숙인들로 북적이는 서울역.

자원봉사자들이 노숙인들에게 아침 식사를 대접하러 나왔습니다.

[양수현/무료급식 봉사자 : (이거는 몇 인분이에요?) 이거는 한 150인분, 여유 있게 150. 우리 아들, 며느리한테는 아직 세배도 못 받았는데, 이분들 (노숙인)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하면 더 기뻐요.]

떡국 한 그릇, 한 그릇은 따뜻한 사랑입니다.

파출소 경찰관은 오늘은 노숙인의 가족이자 형님입니다.

[경찰관 : (얼른 식사하세요) 집에 갔다 왔어요. 왕십리. (어디. 왕십리?) 예. 제사도 지내고.]

아침부터 술에 취한 노숙인도 큰형처럼 따뜻하게 달랩니다.

[경찰관 : 떼쓰면 안 돼, 그만! 나눠 먹어야지!]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자기 이야기보다는 경찰 가족을 대신해 새해 인사를 합니다.

[장준기 경위/서울역 파출소 : 제가 경찰관으로서 대신 세배 드리고 다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설날에도 고향에 못 가는 사람들.

연유도, 사연도 다 다르지만, 자기 일에 보람을 느끼고 서로에게 정을 나누는 마음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박선수, VJ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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