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속 산행 나섰다 조난…70대 부부 참변

<앵커>

폭설 내린 강원도에 눈꽃을 보러 간 70대 부부가 조난을 당해 숨졌습니다. 혹한기 겨울 산행, 각별하게 살피셔야겠습니다.

유병수 기자입니다.



<기자>

백두대간 선자령 부근.

구조 장비를 갖춘 119대원들이 눈 덮인 언덕을 오릅니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기어다닌 지 한 시간, 실종됐던 75살 홍 모 씨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홍씨는 그제(24일) 부인 72살 정 모 씨와 함께 겨울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당했습니다.

부인 정씨는 이미 숨진 채 발견됐지만 홍씨는 실종된 상태였습니다.

그제 오후 대관령 기온은 영하 2~3도, 홍씨 부부는 방한복을 버스에 둔 채 가벼운 차림으로 산에 올랐지만, 등산 도중 날씨는 급변했습니다.

정상 부근에선 초속 20미터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밑돌았습니다.

부부는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진 상황에서 장시간 산행으로 저체온증에 걸려 변을 당했습니다.

[안상용/평창소방서 구조대장 : 바람에 떠밀려 날아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고, 또 눈보라 때문에 옆에 있는 대원들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제 밤 오대산에서도 등산객 9명이 길을 잃었다가 12시간 만에 구조됐습니다.

이번 겨울 들어 강원도에서만 벌써 166건의 등반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겨울 산행에 나설 땐 기상변화가 심한 만큼 추위를 막아줄 여분의 옷을 준비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