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타국 압류될까 걱정에…전용기 못 타는 대통령

<앵커>

국가 재정이 파탄되면 이런 일이 다 생기는군요. 자기 나라 전용기가 있는데도 남의 나라 비행기를 빌려타고 외국을 방문해야 하는 대통령.

아르헨티나의 속사정을 양만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힘찬 팡파르에 군중의 함성, 게다가 축하 비행까지 위풍당당한 풍모가 얼핏 승전 군대의 금의환향 같지만 실은 아프리카 가나에서 억류됐다가 풀려난 아르헨티나의 군함입니다.

미국의 헤지펀드가 아르헨티나 정부더러 빚을 갚으라며 군함을 압류했는데, 국제 해양법재판소가 너무 심하다고 풀어줄 것을 명령해서 자유의 몸이 돼 돌아온 것입니다.

이 귀환 행사에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나라 빚 문제는 아르헨티나에서 큰 이슈가 돼 있습니다.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 대통령 : (헤지펀드의 군함 억류는) 세계 경제 위기와 국적 없는 자본의 횡포 때문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어제(11일) 쿠바를 방문하면서도 전용기가 아닌 영국 회사의 전세기를 빌려 타고 갔습니다.

자기 나라 전용기를 타고 외국에 갔다가 자칫 군함처럼 전용기가 압류되는 것을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빚을 단 한 푼도 깎아줄 수 없다면서 남의 나라 자산까지 압류하려 드는 헤지펀드의 욕망 앞에서, 나라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르헨티나의 체면은 구겨질 대로 구겨지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