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고은 시인이 그 당시 일기를 책으로 냈습니다. 자신에게는 역사가 곧 문학이었다는 이 시인은 "지금은 우리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는 게 급하다"고 말했습니다.
권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시대는 넘을 수 없는 암벽이다. 넘을 수 없는 것을 넘어야 하는 것이 그 시대의 사명이다.]
서슬 퍼렇던 1970년대, 시인의 일기는 역사의 풍랑에 휩싸이며 현실에 대해 발언하게 되는 과정이 촘촘하게 적혀 있습니다.
[나는 시인이다. 나는 시인 밖에 아무 것도 될 수 없다. 이 절망이 나를 시인으로 만든다.]
70년대 일기를 굳이 책으로 펴낸 건 자신의 문학적 고향이기도 하지만, 그때의 고민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서 입니다.
[고 은/시인 : 역사를 저쪽에 놔두고 문학을 이쪽에 놔두고 해서, 두 가지 서술 방식이 다르다는 걸로 갈라놓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갈라진 사회를 통합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통합이 되도록 뭔가 간극을 메워야 하고, 물이 없으면 마중물을 줘서 물이 나오게 해야 되고….]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우리 문학계나 작가 본인으로서도 성과를 인정받아서 기분이 좋다는 시인.
올해 여든이 됐지만, 여전히 낮에는 시를 쓰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며 '영원한 문학 소년'임을 자처합니다.
[여전히 나는 별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 같은 존재로 아직 있죠.]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