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끼에 1500원…빈혈 시달리는 아이들

<앵커>

아동양육시설에서 제공되는 한끼 식사값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고작 1500원 정도입니다. 이걸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먹어야 할 것인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채희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아동양육시설입니다.

점심 메뉴는 우동.

반찬은 단무지와 김치가 전부입니다.

정부가 지금까지 양육시설에 지원하는 급식비는 한 끼에 1420원.

기업체나 독지가의 후원금이 없으면 식단조차 제대로 꾸릴 수 없습니다.

[조성아/서울 은평천사원 원장 : 기부금이 들어오면 아이들한테 좀 잘 먹이고, 안 들어오면 안 먹이고 이런 상황이 된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

먹는 것이 부실하니 아이들 영양이 좋을 리 없습니다.

대부분 영양 부족에 따른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명이 넘는 아이들이 우을증, ADHD 이런 걸로 약을 복용하고 있고 철분도 모자라고 단백질도 모자라고.]

저소득층 아이들은 한 끼에 3천 5백 원가량을 지원받지만 양육시설 아이들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분류돼 식비가 더 낮게 책정돼 있습니다.

[이봉주/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지속적이지 않은 민간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국가가 아동양육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전국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는 1만 6천여 명.

정부와 국회가 새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이들 시설 아동 급식 지원비를 인상했는데, 끼니당 1,520원, 딱 백 원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