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만화방서 쪽잠…'주거 난민' 100만 명

<앵커>

주거난민이 100만 가구에 달하고 있습니다. 날은 춥고 머물 곳은 없고, PC방 의자에, 만화방 소파에 지친 몸을 눕히고 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고시원.

직장을 잃거나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흘러들어온 사람들이 좁디좁은 방 한 칸에서 살아갑니다.

월 25만 원 고시원비 아끼려고 냉장고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시원 거주 남성 : 냉장고 (사용료) 1만 원 더 줘야 해요. (아, 그래서 냉장고를 빼신 거예요?) 네, 네. 그 돈 때문에 아까워서 뺀 거예요.]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고시원조차 버거운 사람들은 매일 밤 시간당 600원 받는 PC방을 전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PC방에서 자는 남성 : 일주일은 있을 수 있거든요. 자주 오는 사람은 싫어해요.]

하룻밤 6천 원으로 해결되는 만화방 낡은 소파에 몸을 누이기도 합니다.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 구석에 작은 방을 만들어 놓은 만화방도 있습니다.

[만화방 직원 : 밥은 없어요. 잠만 (자요). 지금 씻고 있어요. 일 갔다 와서 다들.]

커피 값 3천 원만 내면 밤새 의자에서 쪽잠을 잘 수 있는 지하 다방.

밤이 깊어지자 빈자리가 없습니다.

[지하 다방에서 자는 남성 : 추워서 또 들어왔어요. 낮에 자면 500원 깎아줘요. 2500원.]

보증금 없는 월세를 포함한 이른바 '주거 난민'은 전국적으로 100만 가구.

언제 거리로 내몰릴지 모르는 이들에게 올 겨울나기는 '생활'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