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버젓이 주유소를 차려놓고는 송유관까지 땅굴을 파서 무려 72억 원어치나 기름을 빼돌려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수법도 대담하지만, 기름 도둑의 말은 더 기가 막힙니다.
TBC 박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김천시 아포읍에 있는 한 주유소입니다.
바닥에 있는 저장탱크 입구가 흙으로 막혀 있습니다.
이곳을 통해 인근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쳐오다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는 송유관에 접근하기 위해 범인들은 이곳에서 50미터 길이의 땅굴을 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레이저 수평계와 공기 정화장치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곡괭이와 삽으로 폭 1미터, 높이 1미터인 땅굴을 파는 데 3개월이 걸렸습니다.
버팀목을 세우고, 파낸 흙을 버리기 위해 바닥에 궤도까지 깔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훔친 기름은 모두 4백만 리터, 시가 73억 원에 이릅니다.
[절도 용의자 : 범죄도 있잖습니까. 이 어두운 것도, 돈을 이만큼 투자해서 이렇게 고생해서 한 것은 범죄가 아닙니다. 사업이지 사업….]
경북경찰청은 기름 절도단 13명 가운데 34살 정 모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들을 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