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쪽방촌 힘겨운 겨울나기…대피소 만원

<앵커>

올해가 작년보다 더 춥단 소식에 어떻게 버텨야 하나, 마음부터 움츠러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숙자와 쪽방에 사는 사람들을, 이호건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서울역 지하도의 노숙자 응급대피소는 밤만 되면 항상 만원입니다.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밀려드는 노숙자들을 다 수용하기엔 태부족입니다.

선착순이다 보니 몸싸움까지 벌어집니다.

[노숙자 : 꽉 차버리면 못 받는 거죠. (그분들은 어디로 가세요?) 그분들은 다른 데, 저기 채움터 같은 데 가고요.]

서울 시내 노숙자는 4200여 명으로 이중 각종 쉼터에서 잠을 청할 수 있는 경우는 3700여 명.

나머지 560여 명은 말 그대로 오갈데 없는 신세입니다.

결국 응급대피소를 찾지만 대피소 2곳 다 합쳐도 수용인원은 230명에 불과합니다.

겨울이 두렵기는 쪽방촌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3.3㎡에 불과한 이 방은 모양만 방일 뿐 외풍을 전혀 막아주지 못해, 냉골 그대로입니다.

[쪽방촌 거주자 : 썰렁하죠 앉아 있기가. 겨울에 아무래도 힘들죠. 나뿐만 아니라 전부 그렇죠, 여기 있는 사람들.]

서울의 쪽방촌 주민은 33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2300명은 일단 도시가스 또는 기름 보일러 같은 난방이 가능합니다.

나머지 쪽방촌 주민 1000여 명은 전기 장판이나 연탄에 의존한 채 긴 겨울을 나야 하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보일러가 있다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시 관계자 : (집주인이) 기름을 끊는 거죠. 진짜 추울 때 잠깐 찔끔 틀어주고 안 트는 경우 있죠. 기름값이 너무 비싸니까.]

정부나 자치단체가 난방비 일부를 지원한다지만 예산상 한계로 사각지대는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