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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많이 간다"…갈 곳 없는 남성 치매 환자들

<앵커>

치매환자 50만 명 시대. 남자 환자는 그중에 4분의 1에 그치지만 보호 사각지대는 여자보다 훨씬 넓고 어둡습니다.

정규진 기자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치매를 앓고 있는 남자 환자의 입소가 가능한지 한 민간 요양원에 물어봤습니다.

[요양원 상담사 : 남자 어르신은 아예 대기를 안 받아요.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알 수 없어서….]

75명 정원에 남성 환자를 10%만 받다 보니 대기자가 넘친다는 겁니다.

다른 요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요양원 상담사 : 남자 어르신이 선생님을 때리는 빈도가 많아서 개인 시설 같은 경우는 여자 어르신만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커요.]

이렇게 남성 치매 환자를 꺼리는 이유가 뭘까?

[요양원 상담사 : 여자 어르신은 여자 한 분이 케어해도 상관없지만 남자 어르신은 여자 세 명이 붙어도 힘든 경우가 있고요.]

돌보는데 손이 많이 가는 남성 치매환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성 환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손을 넣어가지고.. 아우 안 움직여져요.]

남성 치매 환자 더 받으려면 남성 요양사를 많이 채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성희/요양원 원장 : 한 110~120만 원 선이기 때문에 남자 요양사분들이 이런 데 들어 오려고 하지 않고요.]

남성 치매환자에 대한 별도의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남성 환자 맡기를 꺼린다고 민간 요양원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김찬우/가톨릭대 사회과학부 교수 : 시설 자체에서 남녀 구성비율을 좀 어느 정도 갖춘 곳에는 인센티브를 더 준다든가 전체적인 질을 좀 높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치매는 가정이나 민간 부문이 맡기 어려운, 그래서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때문에 정부나 자치단체가 치매 요양시설의 확충과 지원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황인석,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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