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대입보다 치열한 유치원 입학 추첨 전쟁

<앵커>

경기도 사립유치원들이 오늘(1일) 일제히 입학 추첨식을 가졌습니다. 경쟁률이 60대 1이 넘는 곳도 있었는데, 아이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환호성과 탄식이 엇갈렸습니다.

대학입시보다 오히려 더 어렵다는 유치원 입학 추첨 전쟁, 임태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 8시 40분, 시계 쌀쌀한 영하의 날씨 속에 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이 속속 유치원으로 들어갑니다.

강당은 이미 부모와 아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습니다.

입학 추첨이 시작된 아침 9시.

[유치원 직원 : (추첨함을) 흔들고 계시고요. 첫 유아 이제 뽑도록 하겠습니다. 24번 어린이 합격을 축하합니다.]

15명 뽑는데 600명 넘게 몰린 유치원, 합격증을 거머쥔 학부모는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진영태/경쟁률 '40대1' 추첨 통과자 : 전 됐어요, 너무 기뻐요! 이럴 수가 없는 거 있죠? 세상에!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는데 15명 중 첫 번째로 돼서 기쁜 마음으로…]

추첨에서 떨어진 부모들은 속이 타고, 얼굴엔 수심이 가득합니다.

[윤경희/추첨 탈락자 : 되게 안 좋죠, 왜이래야 되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지금 일하는 엄마는 당장 그만둬야 하는 판이거든요, 지금 추첨이 안 되면 다 그만둬야 하는 판이에요. 이걸 어떻게 하라는 건지.]

분당에 있는 유명 유치원입니다.

추첨하기 전인데, 학부모들이 길게 줄을 서서 접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치원들마다 추첨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만 5세 남자아이 3명을 뽑는데 173명이 몰려 무려 6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있습니다.

양가 가족이 총출동하기도 했습니다.

[박옥순/용인시 동백동 : 세 군데를 넣었는데 친정, 딸은 여기, 한 군데는 시집, 노인들이 이러고 다닌다고요.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추첨에서 떨어진 학부모는 앞으로 일이 걱정입니다.

[이필용·김은현/추첨 탈락자 : 정 안되면 직장을 관둬야 하나… 집에서 키워야죠, 뭐.]

유치원이 좋아야 얼마나 차이 날까 싶지만, 그만큼 믿고 맡길 양질의 유치원이 부족하다는 우리 유아교육의 현장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설치환, 영상편집 : 오광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