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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습지보호구역 지정 후 스스로 훼손

<앵커>

인천시가 철새들이 찾아오는 습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는 스스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송도 매립지 옆 갯벌에 갈매기와 도요새 같은 철새 수천 마리가 내려 앉아 있습니다.

바로 옆 유수지에 사는 희귀조류인 가마우지와 검은머리 흰죽지도 이 갯벌에서 먹이를 찾습니다.

지난 2009년 인천시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갯벌 한가운데, 물길을 내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갯벌을 파헤치고, 그 아래 황토층까지 퍼올려 그대로 쌓아뒀습니다.

만조로 물이 차자 황토는 금세 바다로 번져갑니다.

[김옥자/어민, 인천시 고잔동 : 그 나쁜 게(황토) 들어가니까 (조개가) 입을 닫고 있지. 사람도 눈은 멀쩡한데 고춧가루를 넣어 봐, 못 뜨잖아. 죽어, 조개는. 그러니까 새도 없어지는 거야.]

공사 주체는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

습지보호지역을 훼손하면 처벌받는다는 안내판까지 설치한 인천시가 오히려 훼손의 당사자가 된 겁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수로 공사계획은 보호구역 지정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 습지보호구역 되기 전에 이미 매립 기본계획과 면허가 떨어졌던 곳이고요. 말은 뭐, 친환경이라고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는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공사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혜경/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지금이라도 갯벌 매립을 중단하고 철새와 저어새와 갯벌을 보존하는 도시로 가는 게 GCF를 유치한 인천시로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공사계획의 재설계를 통해 습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오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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