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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굽는 사이 들이마신 '연기' 속에…충격

<앵커>

고기 구워 먹을 때 피어오르는 연기 냄새가 은근히 구수하기도 하죠? 하지만 위험합니다. 이 연기 속에 발암물질까지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유해한지 기준조차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세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숯불구이 고깃집.

손님들이 앉은 자리마다 고기 굽는 연기가 쉴새 없이 올라옵니다.

[김석준/용인시 풍덕천동 : 숯불에 굽기 때문에 고기가 일단 부드러워지고 연해지면서 고기에 숯불향이랄까, 부드럽게 들어오는 느낌….]

고기 구울 때 나는 이 연기 속에 온갖 유해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분석 결과 벤조피렌과 인데노피렌, 플로렌 같은 발암성 유기화합물은 물론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같은 유해성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국 런던대 의과대학이 하루 2차례씩 일주일 간 쥐에게 고기 연기를 마시도록 했더니 연기를 마시지 않은 쥐보다 폐 질환으로 숨질 확률이 4.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덕겸/서울대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의사 : (연기 속의 유해물질은) DNA에 독성을 일으키고, 유전자와 결합해서 돌연변이, 유전자 변이를 잘 일으켜서 암이 발생할 수 있게 유도합니다.]

하지만, 고기를 굽는 불판의 종류에 따라 유해성분 발생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석쇠와 구멍이 있는 불판, 그리고 구멍이 없는 불판, 3종류로 고기를 구워봤습니다.

석쇠에선 연기가 자욱하게 올라오지만 구멍이 없는 불판에선 연기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유해성분 함유량을 비교해봤습니다.

구멍이 없는 불판 연기에선 발암성 유기화합물이 0.4mg 검출된 반면 석쇠 연기에선 무려 4.6배가 넘는 1.9mg이 나왔습니다.

미세먼지도 석쇠를 사용했을 때 5배 가까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구멍이 가장 넓은, 그래서 기름이 가장 많이 불에 떨어지는 석쇠를 사용할 때 유해물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겁니다.

[김진윤/환경공학 연구원 : 고기를 굽게 되면 기름이 많이 나오는데, 기름이 (불에) 순간적으로 떨어져 불완전 연소를 하게 됩니다. 불완전 연소함으로써 연기가 많이 발생합니다.]

또 지방이 많은 소 내장과 돼지고기를 구울 때 나는 연기에서 유해물질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연기에 함유된 유해물질을 얼마나 들여 마실 경우 인체에 해로운지, 허용 기준치는 어느 정도인지 기초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실정입니다.

정밀분석을 통한 허용 기준치 마련과 함께 고기 조리에 따른 연기 발생과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정사보, 영상편집 : 이승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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