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성인 여성 3명 중 한 명 꼴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이 심각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이 40대 여성은 최근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HPV, 즉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이었습니다.
[자궁경부암 환자 : 믿기지 않았죠, 실감도 안 나고. 뭐가 뭔지 잘 몰라서 그때부터 이게 뭔가 하고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대한부인종양학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18세 이상 여성 중 34%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감염률이 50%나 됐습니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일부 감염자는 자궁경부암이나 구강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남주현/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 적어도 5년에서 10년 사이에 걸리게 되는 건데 사람에 따라서는 1년 만에 걸리는 암까지 진행되는 사람도 있고, 오래가는 사람은 10년 걸리는 사람도 있고….]
치료 약이 없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는 게 최선입니다.
20대가 되기 전, 중·고등학교 때 접종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백신 접종률은 14%대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20대 여성/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 예방접종 주사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비용도 너무 비싸고,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세 번 정도 맞아야 한다고 해서 (맞지 않았습니다.)]
한 번 접종에 15만 원 안팎, 세 번 맞으려면 50만 원 가까이 듭니다.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백신 가격을 낮추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배근량/질병관리본부 예방사업과장 : 백신 효능, 백신 이외 다른 예방대책, 비용효과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우선 순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필수 예방접종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암으로 이어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더라도 여성 복지 차원에서 백신접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