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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망가졌던 車 다시 판매…황당 수법이?

망가진 승용차 번호판 바꿔 사고 이력 '세탁'

<앵커>

교통사고가 났는데 차 값보다 수리비가 더 많이 나오면 보험금을 받고 보험사에 차를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차들이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서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사기에 주로 이용되는 게 특히 문제입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종잇장처럼 꾸겨진 승용차.

충돌 충격으로 엔진조차 형체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정비업체 관계자 : 엔진은 사용할 수 없다고 봐야죠, 깨졌으니까.]

중고차 시장에서 이 차의 시세는 700만 원 선.

수리비가 더 비쌉니다.

[대략 에어백까지 눈짐작으로 봤을 때 (수리비가) 700만~8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결국 차 값 만큼 보험금을 받고 차를 넘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바 전손차량입니다.

보험사에 접수되는 전손차는 지난해에만 6만 7천여 대.

그런데 이 가운데 40% 정도가 싼 중고 부품으로 수리돼 다시 시장에 흘러 나옵니다.

[정수열/정비업체 부장 : 큰 사고 났던 차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가 봤을 때 10건 중 2~3건 정도.]

문제는 이런 전손차량의 경우 차량번호판만 갈아 끼우면 과거 사고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고 세탁이 가능한 겁니다.

전손차가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되면 중고매매상도 속수무책.

소비자는 낭패 보기 일쑤입니다.

[전손차량 구입 피해자 : (판매자가) 무사고 차량이고, 깨끗하고, 타는데 아무 문제 없다, 이런 식으로 말해서 운행 중에 갑자기 차가 속도가 떨어지면서 핸들이 돌아가지 않았어요.]

업계에선 번호판을 갈아 끼운 전손 차량 가운데 지난해에만 2천 대 정도가 보험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태윤/보험개발원 통계서비스실장 : 보험회사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는 그 당의 차량 번호만의 사고만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차량번호를 바꾸게 되면 동일한 차량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보험사기인지를 일차적으로 확인하는 보험사가 차대번호를 조회할 수 없는 점이 구조적 문제입니다.

[김기식/민주통합당 의원 : 차대번호 등 차량 정보를 국토해양부는 물론이고 유관 기관이 공유하는 시스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고차 사기 판매에서 보험사기까지, 범죄에 악용되는 전손차량.

국토해양부만 관리하는 차량 고유 번호인 차대번호 조회를 다른 유관기관도 확인할 수 있는 다각적 검증 시스템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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