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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년 전 '안녕하세요 귀순'…표창까지

<앵커>

허술한 전방 경계를 또 보여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3년 전 일인데요. 군인도 아니고 북한 주민이 철책을 뜯고 우리 군 진지 앞까지 걸어 와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면서 귀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군 당국은 이 사람 받아준 장병들을 표창했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9년 4월 24일 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을 넘은 20대 북한 남성이 우리 군 매복 진지에서 400m 떨어진 철책을 발로 차고 손으로 비틀어 뜯어냈습니다.

[2009년 귀순자 : (철책을) 그냥 뜯었어요. (끊어졌다는 거예요, 철사가?) 용접한 데를 그걸 그냥 뜯어 가지고 왔는데.]

철책 두 개를 통과한 북한 주민은 진지 앞 7~8m까지 다가와 자신이 먼저 우리 군을 발견하고 큰 소리로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진지에는 우리 군 10여 명이 매복해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매복병들에게) 찾아가 인사하고 그냥 그렇게 인사했죠. (어떻게 뭐라고 하면서요?) 그냥 '안녕하세요'하고요.]

군 당국은 당시 귀순자의 "안녕하세요"라는 말과 우리 병사의 "손들어"라는 말이 동시에 나온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귀순자와 병사들이 서로 먼저 발견해 외쳤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동시에 발견한 것으로 절충했다고 전했습니다.

군 당국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도 못했으면서 해당 부대 장병에겐 작전에 성공했다며 표창부터 했습니다.

북한 주민이 아무런 제지 없이 철책을 뚫고 우리 군 진지 바로 앞까지 접근한 사실은 무시해 버린 겁니다.

[안규백/민주통합당 의원 : 2009년 사례는 명백한 경계작전 실패로 보입니다. 이처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귀순사례를 모두 재조사하여 실체적인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노크 귀순'에 이어 '안녕하세요 귀순' 의혹까지.

허술한 전방 경계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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