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배송하느라 바빠서 '수급자 쌀' 뒷전

<앵커>

정부가 매달 힘든 분들에게 보내주는 쌀이 배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택배 회사가 추석 선물 배송하느라 바빠서 그랬다는데, 택배 회사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세심한 배려가 아쉽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72살 한정매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쌀로 끼니를 이어가고 있는데 어쩐 일인지 지난달엔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한정매/서울 중화동 : 추석 전에 오는 거야, 추석 전에. 비싼 쌀 사 먹을 돈 없어서 이웃 수급자 할머니가 쌀 있다고 해서 그걸 내가 빌렸잖아.]

같은 동네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52살 이 모 씨도 보름 넘게 쌀이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기초생활수급자 : 늦어도 말일쯤에는 쌀 배달이 와야 하는데 안 왔어요. 지금 당장 쌀이 없어요.]

정부는 과거 정부미로 불리던 나라미를 시가의 절반 값에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배달은 택배 회사에 위탁하고 있는데 추석 택배 물량 때문에 배송이 미뤄진 겁니다.

[택배 회사 관계자 : 택배 쪽은 물량이 가장 많을 때가 추석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 시기에 몰리긴 했어요. 오배송도 좀 했던 것 같아요.]

서울 중랑구와 성동구, 전남 여수와 순천 지역에서 나라미가 지연 배송됐습니다.

지자체 관계자는 택배 회사에 독촉 전화를 하는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혔지만, 택배 위탁 계약을 할 때 쌀을 우선 배달하고 지연되면 엄격히 제재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